뉴스국

묵자(墨子)

박언용 기자 | 기사입력 2024/11/03 [22:45]

묵자(墨子)

박언용 기자 | 입력 : 2024/11/03 [22:45]

▲     © 뉴스국 이미지 무단 복제 및 재사용 금지

 

"다섯 개의 송곳이 있다면 이들 중 가장 뾰족한 것이 반드시 먼저 무디어질 것이며, 다섯 개의 칼이 있다면 이들 중 가장 날카로운 것이 반드시 먼저 닳을 것이다. 

 

맛있는 샘물이 먼저 마르고 쭉 벋은 나무가 먼저 잘리며, 신령스러운 거북이 먼저 불에 지져지고 신령스러운 뱀이 먼저 햇볕에 말려진다. 

 

그러므로 비간이 죽음을 당한 것은 그가 용감했기 때문이며, 서시가 물에 빠져 죽은 것은 그녀가 아름답기 때문이며, 오기가 몸을 망친 것은 그가 일을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무 성하면 지키기 어렵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墨子)의 가르침입니다.

 

뛰어난 대목수가 길을 가다가 큰 상수리나무를 보았으나 그냥 지나쳤다. 

그 상수리나무는 수 천 마리의 소를 가릴 정도로 그늘이 컸고 굵기는 백 아름이나 되었다. 

배를 만들어도 수십 척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대목수의 수제자가 의아해서 "이처럼 훌륭한 재목을 보시고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시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하고 여쭈었다. 

 

대목수가 대답했다.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널을 짜면 곧 썩을 것이다. 문을 만들면 진이 흐르고 기둥을 만들면 좀이 생긴다. 

그래서 저 나무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나무라 저토록 장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 큰 상수리나무는 인간에게 "쓸모없음"을 "쓸모"로 삼아서 천수를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에게 쓸모 있는 능력들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무용"으로 안에 감추어 두는 것! 

그것이 진정 마음을 비우는 것이며 천수를 누리는 것이다. 

 

그릇은 내부가 비어 있기 때문에 

음식을 담아 쓸 수 있고, 방은 벽으로 둘러쳐진 중앙이 비어있음으로 해서 그 공간에 기거할 수 있다. 

 

묵자(墨子)의 가르침처럼 그렇게 

완전히 마음을 비워야만 쓰임이 있고 자신도 천수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