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尊祖敬宗(존조경종)

박언용 기자 | 기사입력 2024/09/27 [14:50]

尊祖敬宗(존조경종)

박언용 기자 | 입력 : 2024/09/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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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세계적인 학자가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별로 중시하지 않거나, 혹은 낡은 제도로 여기는 족보를 그렇게 칭찬했을까요? 서양 학자가 보기에, 족보는 국가와 사회와 가정의 질서를 잡아주고, 개인을 도덕적으로 바른 길로 인도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그 기능을 매우 높게 보았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조상을 생각하고, 자기의 후손을 생각합니다. 

"내가 이런 언행(言行)을 하면 조상들에게 욕이 되지 않을까? 먼 훗날 나의 후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말 한마디, 발길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신중히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돌아봤었습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에게는 이런 관념이 없습니다. 오늘날 범죄자가 증가하고 사회가 혼란한 것은 가정에서의 교육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사람이 있지만, 학교가 교육하고 책임지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기본은 집에서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보통 남을 욕할 때 "누구 자식인지, 참 못됐다?", "누구 집 자식인지, 본데없다"라고 하지, "어느 선생 제자인지 참 못됐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족보를 만들어 자기가 누구의 후손이고, 누구의 자식인지 그 사람의 위치를 확인시켜 주면, 사람이 함부로 처신하지 못합니다.

 

또 옛날에는 대부분 동족(同族)이 마을을 이루어 살았기 때문에, 동네 안에서 문밖에 나가도 모두가 아저씨, 할아버지, 형님, 동생, 조카 관계이기 때문에 감히 함부로 하면서 살 수가 없었습니다. 훌륭한 조상이 있으면 그 행적을 새긴 비석을 세우고, 학문이나 덕행(德行)이 뛰어난 조상은 후손들이 유림들과 협력하여 서원을 지어 제사를 지냈습니다. 이런 것은 단순히 조상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고, 훌륭한 조상을 교육의 지표로 활용하여 후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조상을 다 버리고 도시에 나와서, 문밖에만 나가면 어디 출신이고, 누구 집 자식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쉽게 범죄 행위를 할 수도 있고, 언행(言行)을 함부로 하기 쉽습니다. 가끔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런 족보도 없는 천한 것"이라는 막말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 씨족의 계통과 혈통관계를 기록한 책이 "족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내가 태어난 집안의 기원을 알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그래서 족보가 없는 것은 같은 성을 사용하는 일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큰 잘못을 했을 때 "족보에서 파 버리겠다."는 말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존조경종(尊祖敬宗): 조상을 존경하고 높이는 좋은 전통이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좋은 전통마저 다 버리는 것이 발전이고, 개혁이라면 큰 착각이라 생각합니다!!